공공발주 건설공사에서는 발주자가 원사업자(시공사)를 거치지 않고 하수급인에게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하는 직불합의가 사실상 표준화된 방식입니다. 그런데 시공 중 하도급금액이 변경되면 그에 맞춰 직불합의 금액도 변경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주자가 새 변경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동안의 실무에서는 ‘직불합의 자체가 묵시적으로 해지된 것’으로 처리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하수급인은 발주자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잃고 원사업자만 상대해야 하므로 공사대금 회수가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러한 실무 관행에 명확하게 제동을 거는 판단을 내놓았습니다.
1. 사실관계
위 대법원 2025다215212 판결은 대구지하철 건설공사의 하수급인(원고)이 발주자(대구광역시)와 원사업자를 상대로 공사대금의 직접지급 등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발주자·원사업자·하수급인은 직불합의를 체결하였고 이후 세 차례 계약을 변경하였는데, 시공 중 직불합의 금액을 증액하는 4차 변경 시도에 대해 발주자가 날인이나 승인을 거부하였습니다.
그 후 발주자는 원사업자에게 ‘직불 미합의 통보 및 지급보증 조치 요구’를 하였고, 원사업자가 원고를 제외한 다른 하수급인에게만 지급보증서를 발급해 주는 등의 일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발주자는 직불합의가 묵시적으로 합의해지되었다고 주장하였고, 원심도 이를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2. 사건의 쟁점
이 사건에서는 발주자의 변경 거부와 후속 정황만으로 ‘직불합의가 묵시적으로 합의해지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가가 쟁점이었습니다. 직불합의가 해지된 것으로 인정되면 하수급인은 발주자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잃게 되므로, 그 인정 요건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분쟁 결과를 좌우합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하도급법이 ‘수급사업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특별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직불합의의 묵시적 해지에는 일반적인 묵시적 합의해지보다 더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 직불합의 중 아직 시공이 완료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묵시적 해지가 인정되려면, ‘수급사업자가 향후 시공을 완료하더라도 그 공사대금을 발주자에게 직접 청구하지 않기로 한다’는 의사 합치까지 명확히 증명되어야 합니다.
• 기존 직불합의 금액 범위에서 하수급인이 이미 시공을 마친 부분은 직접지급청구권이 이미 발생한 것이어서, 애초에 묵시적 해지의 대상이 아닙니다.
• 발주자가 변경 합의서에 날인하지 않은 것은 ‘직불합의 금액 변경에 관한 의사가 일치되지 않았다’는 사정일 뿐이고, 다른 하수급인에 대한 지급보증 발급 등도 ‘기존 직불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별도 처리’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이런 정황만으로 직불합의를 해지하기로 하는 의사 합치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하면서, 하수급인의 발주자에 대한 직접지급청구권이 유지될 수 있는 길을 다시 열어 주었습니다.
4
. 이 판결의 의미 및 변호사의 조력
그동안 공공발주 건설공사 실무에서는 직불합의 변경 협의가 무산되면 직불합의 자체가 해지된 것으로 처리되는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번 판결은 그러한 관행에 분명한 제동을 걸어, ‘변경 거부 ≠ 직불합의 해지’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묵시적 해지를 주장하는 측이 단순한 정황 증거가 아니라 ‘장래의 직접청구권 자체를 포기하기로 하는 의사 합치’를 명확히 입증해야만 해지가 인정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5. 건설 전문 변호사의 조력 필요
직불합의의 효력 유무는 계약서 문구만으로 자동 결정되지 않습니다. 변경 협의 과정에서 오간 문서와 의사표시, 시공 진행 정도와 직접지급청구권 발생 시점, 후속 사유의 시기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발주자나 원사업자 입장에서는 직불합의의 효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면 그 의사를 명확히 표시한 문서를 갖추어야 안전합니다.
본인이 진행 중인 공사에서 이 판결을 적용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 또는 어떻게 직불합의를 정리해 두어야 할지는 계약서와 시공·정산 경위를 함께 검토해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위 대법원 2025다215212 판결이 적용되는지, 적용되는 경우 어떻게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법리를 구성하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건설·하도급 실무에 대한 충분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검토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법무법인 예헌의 이계형 변호사(010-8904-5774, khl@yehunlaw.com)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이계형 변호사는 의뢰인과 직접 상담 =하고, 모든 사건을 직접 수행합니다.